최육열 목사의 목회칼럼

고난과 은혜 사이에 있는 것

  시편 119:25-32절은 두 부분으로 나누어집니다. 25-28절은 ‘고난’, 29-32절은 ‘은혜’라는 제목을 붙일 수 있습니다. 그 고난과 은혜사이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1. 인생길에는 언제나 고난이 찾아옵니다.(시편119:25-28)

  시편 119:25절, “내 혼이 진토에 붙었사오니 주의 말씀에 따라 주께서 나를 살리소서.” 내 혼이 진토에 붙었습니다. 진토라는 말은 히브리어로 <아파르>라는 말로 티끌, 흙이라는 말인데 흙에서 나온 그의 혼이 창세기 3:19절의 말씀에 따라 그 흙으로 돌아갈 것만 같은 느낌입니다. 그런데 내 혼이 진토에 붙었다고 합니다. 여기서 ‘붙었다’라는 말은 히브리어로 <다바크>라는 말인데 착 달라붙었다는 뜻이 있습니다. 그렇게 자신이 땅 바닥에 내팽개쳐진 모습이라고 합니다. 왜 그렇습니까? 고난 때문입니다. 고통 때문입니다. 우리도 그럴 때가 있습니다. 흙바닥으로 내 팽개쳐진 기분을 느낄 때, 쓰레기통에 처박혀 버린 느낌이 들 때, 구정물을 다 뒤집어 쓴 기분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고난이 올 때입니다.

  시편 119:28절에서, “내 혼이 근심으로 인하여 녹사오니 주께서 주의 말씀에 따라 나를 강하게 하소서.”라고 했는데 내 혼이 근심으로 인하여 녹는다고 합니다. 여기 “녹사오니”라고 할 때 녹는다는 말은, 히브리어로 <다라프>라는 말로 영어로는 ‘melt’입니다. 이 말은 고체가 열에 녹는다, 용해된다는 말이고 차차 없어진다는 말이고, 점점 약해진다는 말이고 감정 등이 가라앉는다는 말입니다. 왜 그렇게 된다고 말합니까? 근심 때문입니다. 고난이 오면 기뻐할 사람이 몇이나 되겠습니까? 고난이 오면 근심이 앞섭니다. 그래서 내 혼이 녹아내립니다. 내 혼이 약해집니다. 내 자신이 점점 없어지는 느낌입니다. 인생의 고난이 나를 그렇게 만들어 갑니다. 흙바닥에 처박혀 납작 엎드려 진창이 되어 있습니다. 마음은 근심으로 인하여 녹아내립니다.

2. 그런데 그런 인생에는 하나님의 은혜가 있어야 합니다.(시편119:29-32)

  시편 119:29절, “거짓된 길을 내게서 제거하시고 주의 법을 내게 은혜로이 베푸소서.”

시편 기자는 구약에서 흔하게 나오지 않는 단어이지만 이 “은혜”라는 단어를 씁니다. 은혜란 받을 자격이 없는 사람에게 베풀어 주시는 하나님의 일방적인 사랑을 말합니다. “은혜를 베풀어 달라고 합니다.” 그렇게 은혜를 받으면 자신이 진리의 길을 선택하고 갈 수 있을 것입니다. 수치를 당하지 않을 것입니다. 주님께서 말씀하신 그 길로 달려갈 것이라고 말을 합니다. 은혜를 받아야 이런 일이 가능한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자신의 힘으로는 어떤 것도 할 수가 없습니다. 내 힘으로 어떤 것을 하려고 해도 내 자신이 땅바닥에 내동댕이쳐진 기분을 느낄 때가 얼마나 많습니까? 우리나라가 왜 그렇게 자살률이 세계 1위라고 합니까? 고난과 고통 가운데서 자신이 무엇인가 해 보려고 하다가 안 되기 때문에, 벽에 부딪치기 때문이 아니겠습니까? 코로나로 인하여 정말 죽을 지경입니다. 어떻게 해야 살 길이 열립니까? 하나님의 은혜가 있어야 합니다.

3. 그 하나님의 은혜는 십자가의 복음이며 말씀입니다.

  내가 고난당할 때 나를 일으켜 세워줄 수 있는 분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십자가의 복음입니다.(엡2:4-9). 고난과 은혜 사이에는 하나님의 복음, 말씀이 있을 때 살아날 수가 있습니다. 119:25절은 내 혼이 땅바닥에 처박힌 모습의 고난으로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고난과 은혜사이에 하나님의 복음과 말씀이 있기 때문에 그 모든 것이 살아나 시편 119:32절처럼 주님의 말씀을 붙잡고 달려가는 인생으로 마칠 수가 있습니다.

“주께서 내 마음을 넓히시오면 내가 주의 명령들의 길로 달려가리이다.”(시편119: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