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육열 목사의 목회칼럼

32회전 푸에테

차이코프스키의 유명한 발레극 <백조의 호수>를 본 적이 있습니까? 그 발레극에서 여성 발레리나가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발레 기술이 나옵니다. “32회전 푸에테”라고 합니다. 가냘픈 몸매의 여성 발레리나가 한 다리로 발끝을 들고서 몸을 지탱하면서 또 다른 한 다리를 높이 들고는 지탱한 다리 주위를 휘저으며 32회전하는 동작을 보고 있으면 감탄과 찬사가 절로 나오는 장면입니다. 이것을 보면 드는 생각이 있습니다. “어떻게 서른두 바퀴를 돌면서도 넘어지지 않을 수 있을까?” 고난도의 기술을 소화해내는 것도 감탄스럽지만 32회전을 하면서도 몸의 균형을 잃지 않는 균형 감각이 신비롭기까지 합니다. 발레리나가 회전을 시작할 때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중앙에 있는 관객 중 한 명을 골라 그를 응시하는 일입니다. 그래서 몸이 회전할 때 손을 비롯하여 다른 모든 신체가 돌아갈 때 얼굴은 끝까지 그 사람을 응시하다 제일 마지막에 돌리고, 다시 몸과 손이 움직이기 전에 머리를 먼저 돌려 다시 그 사람을 응시합니다. 이런 식으로 32회전을 하는 내내 중앙에 있는 그 ‘한 사람만’ 응시하는 것이 넘어지지 않는 비결이라는 것입니다.

요즘은 정말 사는 게 사는 게 아닙니다. 코로나로 인하여 삶의 질은 바닥에 쳐 박힌 느낌입니다. 확진도 확진이지만 확진 후 회복되는 과정은 일주일이 아니라 오래 가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세상을 그렇게 돌고 또 돌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 우리 영혼의 균형을 이룰 수 있는 비결이 있습니다. 그렇게 한 바퀴 한 바퀴 돌아가면서도 우리의 시선은 한 분 예수 그리스도, 십자가를 바라보아야 합니다. 사탄이 우리를 삼키려고 밀 까부르듯 하려고 요구하고 있는 세상의 돌아감 속에서 우리의 믿음이 떨어지지 않기를 기도하시는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보아야 합니다.

시편 40장을 보면 주변의 상황의 불리함 속에서도,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이 되었을지라도 그렇게 하나님을 바라보았고 그래서 주님께서 베푸신 은혜를 헤아릴 때 그 수가 많아 헤아릴 수 없이 많음을 고백한 다윗은 이렇게 자신에게 일어난 사실을 고백합니다.

시편 40:5절에서, “오 {주} 내 [하나님]이여, 주께서 행하신 놀라운 일들이 많고 우리를 향하신 주의 생각들이 많으므로 차례대로 그것들을 헤아려 주께 아뢸 수 없나이다. 내가 그것들을 밝히 드러내어 말하려 하여도 그것들이 너무 많아 수를 셀 수 없나이다.” 이것은 하나님 한분만을 바라보며 살아갈 때 나오는 고백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을 바라보면 또 발견되는 것이 있습니다. 시편 40:12절을 보면, “셀 수 없이 많은 해악들이 나를 에워싸고 내 불법들이 나를 붙들었으므로 내가 위를 볼 수도 없으며 그것들이 내 머리털보다 더 많으므로 내 마음이 나를 버리나이다.” 세상에서 일어나는 많은 일들 가운데 어떤 것은 나를 파멸시키려고 달려드는 것도 있고 어떤 것은 나에게 말할 수 없는 은혜를 주시기 위한 하나님의 손길도 있습니다. 나에게 복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생각하여 붙잡았던 줄이 나중에는 나를 파멸로 가게 할 수 있고, 나에게 해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저버렸던 것이 나에게 생명의 복을 가져다 줄 수 있습니다. 이것을 어떻게 구별할 수 있습니까?

32회전 푸에테를 연기하는 발레리나가 한 사람을 바라보고 자신의 최고의 기술을 보일 수 있듯이, 돌고 도는 인생 속에서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한분, 예수 그리스도만을 바라보며 믿음의 경주를 할 때 최고의 생애를 살아갈 수 있습니다. 당신은 그 예수님을 바라보며 살아가고 있습니까?

“1 그러므로 이렇게 큰 구름 같은 증인들이 또한 우리를 둘러싸고 있으니 우리가 모든 무거운 것과 너무 쉽게 우리를 얽어매는 죄를 떨쳐 버리고 인내로 우리 앞에 놓여 있는 경주 길을 달려가며 2 우리 믿음의 창시자요 또 완성자이신 예수님을 바라보자. 그분께서는 자기 앞에 놓인 기쁨으로 인해 수치를 멸시하시며 십자가를 견디셨고 하나님의 왕좌 오른쪽에 앉혀지셨느니라.”(히브리서 1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