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육열 목사의 목회칼럼

금이 간 항아리

어떤 사람이 물지게에 양쪽에 각각 항아리 하나씩을 매달고 물을 날랐습니다. 오른쪽 항아리는 온전했지만 왼쪽 항아리는 금이 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주인이 물을 받아서 집으로 오면 오른쪽 항아리에는 물이 차 있었으나 왼쪽 항아리에는 물이 반 정도 비어 있었습니다. 금이 간 항아리는 주인님에게 너무 미안했습니다. 주인님에게 일을 두 번 시키는 것처럼 보여 너무 미안한 나머지 드디어 이렇게 입을 열었습니다.

“주인님, 제가 도저히 송구스러워서 견딜 수가 없습니다. 저는 금이 간 항아리입니다. 저를 버리시고 좋은 항아리, 금이 가지 않은 깨끗한 항아리를 새로 사서 사용하세요.”

그러자 주인이 금이 간 항아리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도 네가 금이 간 것을 알고 있어. 그러나 나는 항아리를 바꿀 마음이 없단다. 우리가 물을 나르기 위해서 지나온 길을 한번 보렴. 금이 가지 않은 항아리가 있는 오른쪽은 아무런 생물도 자라지 못하는 황무지가 됐구나. 하지만 네가 지나왔던 왼쪽을 한번 봐라. 네가 반쯤 금이 가서 물을 흘린 자리 위에 아름다운 꽃이 피었고 풀이 자라고 있지 않니? 금이 간 네 모습 때문에 많은 생명이 풍성하게 열매를 맺으며 자라고 있지 않니? 그러니 너를 어떻게 버릴 수 있겠니?”

우리 인생이 이와 같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완벽한 사람만 사용하시는 것이 아닙니다. 조금 금이 간 자, 부족한 자를 통해서 일하기를 즐겨하십니다. 금이 가지 않으니까 생명이 없었습니다. 금이 가서 좀 새는 모습이 있어야 생명이 자라게 됩니다. 아내로서 금이 가지 않은 항아리입니까? 그러니까 남편이 죽어지내는 것입니다. 남편으로서 금이 가지 않은 항아리입니까? 당신의 아내가 죽어가고 있지 않습니까?

깨끗하고 금이 가지 않은 아버지와 어머니가 있었습니다. 부모님 둘 다 명문대학교를 나왔습니다. 금이 간 데가 하나도 없었습니다. 너무 완벽합니다. 그러자 자식이 죽어나는 것을 보았습니다. 2등을 했는데도 “그것도 성적이냐?”라고 하면서 욕합니다. 1등을 해도 욕을 합니다. 전교 1등을 해야지 반에서 1등을 하면 되겠느냐고 합니다. 그러니까 애가 바짝 바짝 말라갑니다. 죽어갑니다. 금이 안 간 목사 밑에서 자라는 성도들을 보면 바짝 바짝 마릅니다. 금이 안간 성도들이 많으면 목사를 대할 때 얼마나 혹독하게 대하는지 모릅니다. 바짝 바짝 타 들어갑니다. 금이 갔다고 일을 못하진 않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금이 간 그대로 우리를 사랑하기를 원하십니다. 내가 금이 갔다고 생각할 때 우리는 다른 사람을 더 포용할 수 있고 받아들일 수 있는 자세가 되는 것입니다.

내가 금이 간 사람이라는 것을 알면 하나님 앞에서 겸손합니다. 내가 죄인이라는 것을 알면 예수님의 은혜를 구합니다. 죄사함을 받고 나면 더욱 겸손하게 삽니다. 십자가의 보혈로 말미암아 구원받았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때, 우리는 금이 간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예수님의 사랑으로 품고 다른 사람도 용납하며 받아줄 수가 있는 것입니다.

벌써 한 해의 마지막 달을 남겨 놓고 있습니다. 금년 한 해 좀 금이 갔다고 기죽지 마십시오. 오히려 이제부터는 좀 금이 간 항아리로 인생을 사시기 바랍니다. 하나님께 항복하십시오. 세상과 구별되는 삶을 사십시오. 올바른 자기 평가를 내리십시오. 성도들을 사랑으로 섬기십시오. 악을 행하는 자들에게 초자연적으로 반응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