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 어마한 사람들이 온다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체다."(히11:1)

바라는 것들이 눈에 보이게 하는 것, 실체로 나타나게 하는 것, 그것이 바로 믿음의 결과다. 몽골 곳곳에 작은 도서관, 게르 도서관이 세워지고, 독서 모임 200개가 생겼고 무엇보다 몽골에서 일생을 헌신하는 선교사님들이 지치지 않고 오히려 더 생기 있게 일하는 모습의 결과는 바라는 것들의 실체로 나온 결과다.

몽골 울란바토르시에는 호지르볼랑이라는 동쪽 끝 변두리 마을이 있다. 서울시 지도로 생각한다면 아마도 강동구쯤. 게르 도서관/작은 도서관 프로젝트를 시작한 첫 작은 게르 도서관. 마을의 아이들이 와서 책을 읽는다고 하여 2018년 성도들과 함께 방문했다. 그곳에서 깜짝 놀란 것은 책을 읽기 위하여 게르 도서관에 온 아이들이 차려입은 그 옷들이 얼마나 예쁜지 마치 축제에 가는 의상이었다. 엄마의 자식을 향한 사랑과 교육에 대한 열정을 읽을 수 있었다. 감동이었다. 그때 나는 바라는 것들이 생겼다. 이 작은 도서관, 게르 도서관마다 영성과 지성을 겸비한, 성경을 알고 독서력을 갖주고 자기 관리를 위한 바인더를 쓸 줄 아는 아이들이 있어야 한다는 것, 즉시 그 꿈을 바인더에 기록하고 꿈을 말하기 시작했다. 이재덕 마스터를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이분은 정말 '즉시력'이 탁월한 사람이다. 내가 그 꿈을 말하자 즉시 바인더에 6월 월간일정표에 기록하는 것이 아닌가. 내 꿈을 말 할 때 그것을 자신의 바인더에 쓰고 함께 하겠다고 한 모습이 내게는 용기가 되었다. 그래서 '몽골'이라는 바인더를 만들어 강규형 대표께 몽골의 역사와 현대역사, 선교역사에 대한 내용을 담아 드리면서 지금 필요한 것을 이야기했다. 3P 나비가 국경을 넘어 몽골로 진출하여 몽골에 게르 도서관, 작은 도서관의 사서들을 세우는 일을 해야 하는데 우선 선교사님들부터 3P 프로과정, 독서기본과정을 해 달라고 부탁했다. 교육회사의 대표와 수석 강사들이 근 10일간을 자리를 비우면 수익의 어려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통 큰 결정으로 2018년 6월 몽골에 3P 세미나를 열게 된 것이다.

강동성서침례교회는 지금까지 30년을 몽골선교를 위하여 뒷바라지를 해 왔다. 어느 교회인들 풍족해서 선교를 하겠냐마는 우리 성도들이야말로 극심한 어려움 속에서도 선교만큼은 지속적으로 해왔다. 2018년 몽골에 3P 세미나를 하기 위하여 몽골선교펀드헌금을 하기로 했다.

"성도 여러분, 펀드란 불특정 다수가 어떤 곳에 투자를 하여 거기에 나오는 수익을 돌려받는 것입니다. 저는 여러분에게 그 수익을 돌려 줄 수 없습니다. 그 일은 하나님께서 여러분에게 하실 것입니다. 또한 여러분이 몽골펀드에 투자(현금)를 하면 몽골을 변화시키는 엄청난 변화가 일어날 것입니다." 우리 성도들은 참 순수하다. 선교를 위하여 교회당을 짓고, 땅을 사는 일도 아니고 무슨 자기경영세미나를 하는 일에 펀드헌금을 하라니. 따져보지도 않고 낸 과부의 두 렙돈같은 성도들의 헌금이 모이기 시작했다. 게임 회사에서 일하는 한 형제의 과감한 헌신으로 목표 이상의 금액이 모였다. 그 씨드 머니를 가지고 '바인더의 힘' 책을 몽골어판으로 번역 출간하였고, 그 세미나를 위하여 들어가는 비용을 충당할 수 있었다. 이런 일에 담임목사를 신뢰하고 따라주는 성도들이 참 고맙고 감사하다.

목사들이 독서법, 시간관리, 바인더 쓰는 것을 이야기하면 호기심에 바짝 달라붙어 배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뻔한 것으로 치부하고 거부하는 사람 이 있는 것 같다. 나는 전자였다. 독서에 대한 갈급함이 있었고 자기 관리에 대한 목마름이 있었다. 어느 날 강규형 대표가 쓴 '바인더의 힘'과 '독서천 재가 된 홍팀장'을 만났고 3P 와 연결되어 3P 프로과정, 독서기본과정, 독서 리더과정, 코치과정 13기, 15기, 16기를 했으며 마스터 과정을 마쳤다. 한국 에 있는 모든 목사님들과 사역자들, 리더들이 꼭 이 과정을 지나보기를 바라는 마음이 지금도 넘친다. 지금 알았던 것을 그때 알았더라면... 이런 마음을 알려는가?

유비나비 멤버들이 써 놓은 글들을 보면서 정말 어마어마한 사람들임을 자랑하고 싶다. 정현종 시인의 시처럼,

"사람이 온다는 것은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 그 갈피를 아마 바람은, 더듬어 볼 수 있을 마음, 내 마음이 그런 마음을 흉내 낸다면 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온다는 것, 그 한 분 한 분의 녹아져 있는 글들을 보니 부서지기 쉬운, 부서지기도 하면서 여기까지 왔을 터이다. 그런데도 함께 책을 읽어가며 서로서로 보듬고 안아주고 격려하며 위기를 극복하고 그분이 맡기신 고귀한 사명을 이루어가는 모습에 박수를 보낸다.

나는 지금도 꿈을 꾼다. 몽골에 한국의 3P같은 교육회사가 세워지고 정약용 도서관 같은 도서관이 세워져서 몽골의 젊은이들에게 독서를 통한 꿈을 심어주고 그분을 알게 하는 꿈이다. 이 일에 동기부여를 하고 선한 영향력을 끼치며 함께 하는 강규형 대표는 지금도 매년 100명 이상씩 구원 상담하여 구령하는 분인데, 나의 멘토이기도 한 이분과 주님 오실 그 날까지 함께하고 싶다.

지금은 내가 하는 일이 잘 보이지 않아도 모소대나무처럼 때가 되면 이루어질 엄청난 대나무 숲의 꿈을 그리면서, 또 이루어 가면서 그렇게 펼쳐 저 가는 어마어마한 사람들의 어마어마한 이야기에 박수를 보낸다. 함께 할 수 있어서 하나님께 그리고 유비 멤버들에게 감사가 넘친다.

강동성서침례교회 담임목사 최육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