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육열 목사의 목회칼럼

관점의 전환

  지하철역에서 소경이 구걸하고 있는데 그 앞에는 종이가 한 장 놓여 있고, 이렇게 쓰여 있었다.

“I’m blind. Please help.” - “저는 장님입니다. 도와주십시오.”

사람들은 구걸하는 장님을 보고, 문구를 보고도 별다른 표정 없이 스쳐가거나 어쩌다 한 명이 동전을 던져주고 갈 뿐이었다. 그때 한 여자가 다가와 종이를 뒤집더니 다른 글을 써 놓고 갔다. 그러자 그 글을 본 많은 사람들이 친절하게 장님 앞에 동전을 놓고 갔다. 궁금해진 장님이 누군가에게 종이에 어떤 말이 쓰여 있는지를 물었다. 길가는 여자가 써 놓고 간 글귀는 다음과 같았다.

“It’s a beautiful day and I can’t see it.”

같은 사람이 같은 장소에서 구걸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운 날입니다. 그런데 나는 그것을 볼 수 없네요”라는 문구는 사람들의 생각과 관점을 바꾸어 놓았다는 것이다.

구걸하는 장님이 아니라 이 아름다운 세상을 볼 수 없는 가엾은 사람으로 생각하게 했고 사람들은 아름다운 세상을 볼 수 없는 그를 진심으로 돕고 싶어졌던 것이다. 같은 사람, 같은 상황, 같은 사물일지라도 바라보는 관점이 바뀌면 모든 것이 달라지는 것이다. 관점을 바꾸어야 한다는 것이다.

  진짜 행복한 사람은 행복을 직접적으로 추구하는 사람이 아니다. 스티브 잡스에 의해 탄생한 세기의 히트상품 아이폰도 아이폰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해서 만든 것이 아니라 열심히 일하던 과정에서 우연히 나온 부산물이라고 한다. 행복도 부도 성공도 모두 직접 목표를 잡는 것이 아니라 그것에 집착하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그 무엇인가에 미쳐서 몰입할 때 성공과 부와 행복으로 향하는 기회의 문은 더 많이, 그리고 더 빨리 열릴 수 있는 것이다.

  존 케이가 쓴 <우회 전략의 힘>이라는 책에 보면 미국의 국립공원관리공단이 모든 산불을 끄기 위해 조급하게 애쓴 결과 산불이 더 늘어났고, 수많은 기업이 수익을 최우선의 가치로 내세운 순간 오히려 수익이 감소해 버렸다고 나옵니다. 빌게이츠, 워렌 버핏, 조지 소로스는 모두 물질적인 풍요와 부보다 자신의 삶과 철학을 즐기는 사람들이었다. 부(富)는 부산물이었을 뿐 인생의 목표가 아니었다. 그렇기 때문에 바로 그 이유, 즉 부가 인생의 목표가 아니었기 때문에 그들은 모두 엄청난 부자가 된 것이 아닐까?

  그동안 목회를 해 오면서 저는 성장하려고 무척 애를 썼다. 그래서 병이 났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제 생각해 보니 그렇게 한다고 성장하는 것이 아니었다. 목회를 즐겨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성도들이 교회 때문에, 예수님 때문에 행복해하는 모습을 생각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성장에 목표를 둔 구령전도는 오히려 우리가 주님 안에서 사는 즐거움을 빼앗아 갈 수 있다. 오히려 사람들이 구원받는 기쁨을 알 수 있도록 돕고, 사람들의 성공을 돕는 일을 즐겁게 하다 보면 어느 날인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좋은 결과물들을 안겨 주실 것이라고 믿고 행하는 것이 훨씬 더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생각된다. 사실 교회의 성장보다 교회의 역할이 더 중요한 것이다. 성경을 읽고 말씀을 듣고, 예배에 참석하며, 매일의 양식 ‘미라클모닝TV’의 말씀을 듣는 것도 의무감이 아닌 나를 구원하신 주님을 기쁘게 해 드리는 일이라고 생각하면서 행하다 보면 나도 모르는 새에 내가 주님을 닮아 있는 나를 발견할 것이라고 믿는다. 부수적인 것을 향한 관심보다는 본질을 향한 관점으로 전환할 때 더 큰 기쁨과 열매가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 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