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부터 써야지 하던 글을 아이를 재우고 이제야 적어 봅니다
정훈이를 낳고 처음엔 몸이 회복되어야 한다며 예배를 가지 못(?)했습니다
그때 전 인터넷으로 예배하고 있으니 '용서는 7번까지 하면 되냐' 물으며 우쭐대던 베드로처럼 스스로를 칭찬했던 것 같습니다 가끔 수요예배는 듣기조차 패스하면서 말이죠...

그리고는 아이가 한 달이 되던 날, 출산 후 처음으로 주일 11시 예배를 참석했습니다
정훈이에게 목사님을 통해 하나님의 축복을 받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하루라도 빨리요..
그때까지도 저와 주님과의 교제는 잊어버리고 그저 '정훈이에게 축복을' 그 생각 뿐이었습니다
진정한 예배가 아니었지요

영이 죽어있던 나를 어둠에서 빛으로, 희망으로 인도하신 주님의 사랑에 대가로는 턱없이 부족한...너무도 당연히 주님과 만나는 시간인데...
생각해보니 그때 전 주님께 생색내듯 다른 목적을 가지고 나아갔던 것 입니다...

2008년 여름 회사를 옮기며 최종면접에서 야근에 대한걸 물으시기에 다른날은 몰라도 수요일은 예배참석 때문에 7시전 퇴근 시켜주셔야 한다던 그 담대한 사랑.. 빠질 수 없는 야근이 있는 날엔 회사 근처에서라도 예배하던 간절함은 온 데 간 데 없이 사라졌더랬지요...

주일 11시 예배로, 집에서 성경 두어장 씩 읽는 것과 나름의 기도로 할 것 다 하고 있는 척 그랬습니다..

수요예배는 까맣게 잊고 그 시간이면 뭐 재미난 TV프로그램 없나 괜시리 리모컨을 만지작거리고
부끄럽지만 '소원을 말해봐'에 이어 '뻐꾸기둥지'까지 섭렵하며 무미건조하고 즐겁지 않게 그저 시간을 보내기만 했습니다

모바일 홈피가 생긴 후, 숙제하듯 오늘의 양식을 듣기 시작했고 뭔가 조금씩 변화가 시작되었던 모양이었는지
다시 인터넷으로나마 수요일 말씀을 듣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7월말 수요예배 말씀(하나님을 자기식로 믿지말라)을 들으면서
꼭 목사님께서 제 전화 음성사서함에 남겨 놓으신 메세지를 듣고 있는 듯한 느낌으로 찔림을 받았습니다
두렵고 부끄러운 마음으로 즉시 회개하고 결단했습니다
다시 예배를 회복하자!

그리고 그 다음 주 비가오는 수요일 저녁...
식어있던 제 마음으로는
이 빗속에 아이를 안고 버스를 타고 가야할 길이 너무 험난하고 멀게 느껴졌습니다
포기할까? 안가도 하나님이 이해해주실거야...
스물스물 기어올라오던 내 방식 내 생각...
정신을 바짝차리고
언약궤를 메고 요단강에 발을 내딛던 제사장의 마음으로
내가 교회로 가기 시작하면 비를 그쳐주실거야...
그렇게 길을 나섰습니다
믿음대로 비를 뚝 그쳐주시진 않았지만
이런 비쯤 맞아도 되겠다 싶을 정도로 보슬보슬 내렸습니다
감사한 마음으로 또 은근 신이난 발걸음으로 교회에 도착했습니다
그날부터 언제나 그랬듯 저에게 필요한 말씀들로 저를 고치기 시작하셨습니다
그리고 수요예배 재출석 두번째 날을 맞던 지난 수요일도 어김없이 비가 왔습니다
교통카드가 든 지갑마저 잠시 잃어버렸더랬지요 수중엔 버스비 조차 없었습니다
사단이 예배 못가게 방해하는구나 생각하며
못찾으면 애기가 울더라도 차를 가져갈테다 결심하고
지갑의 행방을 여기저기 전화하며 발로 뛰며 찾았습니다
20여분간 지갑을 찾으면서 왜 내마음이 무거웠고 그 이유들이 얼마나 헛된 것인지
이미 내게는 족한 은혜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거짓말처럼 지갑을 찾았습니다 할렐루야^^

우여곡절(?)끝에 참석한 예배에선 믿음의 형성에 관해 말씀하시며
기도하면 역사가 일어난다는 말씀을 주셨습니다
언제부터인가 기도하면서도 왜 근심하고 두려워했는지
아마도 예배와 멀어졌던 동안...
기도의 힘을 믿기보다 습관처럼 내 방식 내 생각을 믿었던 탓 인가봅니다

아무튼 지난 수요일 이후 무겁던 마음은 어디론가 사라졌습니다
요상하게도 그날 집으로 돌아오던 버스 안에서
유난히 마음이 가볍고 즐거웠으며...
말씀대로 평안과 기쁨은 세상이 줄 수 없는...
온전히 주님께로부터 오는 것이구나... 새삼 느꼈습니다

아무것도 상황이 바뀐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제 마음은 예배와 함께 회복되었습니다

고단하시고 답답하신 분들, 회복이 필요하신가요?
명약 하나 추천 드립니다
'예배'의 자리로 와보세요^^
주님이 낫게 하십니다~

이 약 한번 먹어봐~ 애들도 와 애들도 와~ ㅋㅋ
그럼 모두 평안한 밤 : 숙면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