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육열 목사의 목회칼럼

행복한 청소부

  그는 독일의 평범한 청소부였습니다. 남들처럼 제 시간에 출근해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자전거에 청소도구를 싣고 거리 간판을 닦는 일을 했습니다. 괴테, 쉴러, 베토벤, 토마스 만.... 언제나 정성을 다하니 그가 닦은 간판은 늘 새것 같았습니다. 동료들은 물론 상사도 그의 꼼꼼함을 칭찬하였습니다. 그는 정말 만족한 청소부였습니다. 어느 날 한 아이와 엄마의 대화를 듣기 전까지는......

   하루는 간판을 닦고 있는데 지나가던 아이가 엄마에게 물었습니다.

  “엄마, 저 간판은 글자가 지워졌나봐요. ‘글뤼크’라고 써야 하는데 ‘글루크’라고 되어 있어요.”

독일어로 글뤼크는 ‘행복’이라는 뜻이지만 ‘글루크’라는 단어는 없었습니다.

  “아니야. 글루크가 맞아. 글루크는 유명한 작곡가 이름이란다.”

  청소부는 자기가 몇 년 째 닦아왔던 간판이 무슨 뜻인지도 몰랐다는 사실에 소스라치게 놀랐습니다. 청소부는 자신이 뭘 해야 하는지 알았습니다. 우선 음악가부터 시작했습니다. 그는 신문에서 음악가에 대한 글을 찾아 읽었습니다. 음악회 표를 사서 부지런히 공연장을 찾았습니다. 음악회에 가는 날에는 양복을 입고 구두로 갈아 신었습니다. 레코드플레이어도 사서 열심히 들었습니다.

  이제는 간판을 닦으며 흥얼거릴 수 있는 음악도 꽤 되었습니다. 음악가에 대해서 웬만큼 알게 된 다음, 그는 작가에 대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동네 도서관에 가서 유명한 책을 빌려다 읽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아저씨는 그 도서관의 단골 고객이 되었습니다. 작가들의 책을 웬만큼 읽었다 싶자 그들에 대한 비평서까지 읽었습니다. 이 청소부 아저씨는 간판을 닦으면서 기억나는 시를 읊기도 했고, 음악을 흥얼거리기도 했습니다.

  어느 날 그렇게 흥얼거리고 읊으면서 간판을 닦고 있는데 아래를 내려다보니 사람들이 자기가 하는 말을 열심히 듣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아저씨가 놀라 다른 간판으로 옮기니 사람들은 그 아저씨를 따라 마치 철새 떼처럼 우르르 옮겼습니다. 매일 매일 더 많은 사람들이 그의 말을 듣기 위해 그를 따라 다녔습니다. 그 청소부 아저씨는 곧 유명해졌습니다. 어느 날 TV방송국에서 청소부 아저씨를 취재해 간 후에는 더욱 유명해져 한 대학에서는 편지까지 보냈습니다. 대학에서 강연을 해 달라는 요청이었습니다. 청소부 아저씨는 정중하게 거절의 편지를 썼습니다. 그리고는 행복한 청소부의 생활을 계속했습니다.

  이것은 모니카 페트가 지은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행복한 청소부>라는 책의 줄거리입니다. 이 행복한 청소부 이야기는 우리가 하는 일에 대한 많은 교훈을 줍니다. 특별히 예수님을 믿고 구원받은 감사의 마음으로 헌신을 하여 각 부서에서 헌신을 하는 우리에게 가르쳐 주려고 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저는 우리 교회 모든 헌신하는 성도님들이 행복한 선생님, 행복한 찬양대원, 행복한 봉사자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예수님을 믿고 구원받은 사람들은 주님을 사랑하고 섬기는 일에 스킬을, 자기가 하는 일에 전문성을 길러가며 딴데 바라보지 않고 그 일을 묵묵히 계속하는 성도님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행복한 청소부처럼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