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육열 목사의 목회칼럼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 감사

서강대학교 영문학 교수인 장영희 교수, 2009년에 암으로 세상을 떠났는데 그녀가 암 투병 중에 쓴 책,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이라는 책에 보면 이런 내용이 나온다.

그녀는 어렸을 때 고열로 소아마비에 걸려 항상 목발을 짚고 다녔다. 거기에다가 유방암으로 시작된 암은 나중에 재발이 되어 치료를 받다가 그 암이 또 간까지 전이가 되어 엄청난 투병생활을 했다. 그녀는 병을 앓다 보니 기적이 아닌 날이 단 하루도 없었다고 한다. 아침에 눈을 뜨면 기적 같은 하루가 주어졌음에 감사하고, 석양을 바라보면서 하루를 기적처럼 살아낸 것에 감사하며, 잠자리에 들 때면, “하나님, 내일 아침에도 제게 기적을 주시겠습니까?”하는 마음으로 소망을 품고 잠을 자고 그렇게 그녀에게 기적이 아닌 날이 하루도 없었다.

1984년 여름, 장영희 교수는 뉴욕 주립대학교에서 6년의 유학 생활 끝에 학위논문을 거의 마무리 짓고 심사만을 남겨 놓은 상태였었다. 2년간 죽을 고생을 하며 완성한 논문, 그 논문을 보며 만족감이 있었다. 심사를 얼마 안 남기고 LA에 있는 언니를 만나기 위해 비행기를 탔는데 짐을 줄이기 위해서 그동안 쌓아 놓았던 논문 초고들은 다 버렸었다. 그리고 옷 몇 벌과 논문 최종본 만을 들고 떠났다. 그 당시에 장영희 교수는 컴퓨터를 사용할 줄 몰라서 모든 논문을 전동 타자기로 쳤었다고 한다. LA에서 다시 뉴욕으로 돌아왔을 때 숙소로 돌아가기 전에 마중 나온 친구네 집에 들러 차를 마시고 있는데 도둑이 차 트렁크를 열고 장영희 교수의 짐을 몽땅 털어가 버렸다. 아니 그 짐 속엔 2년간 고생 고생하면서 써 놓은 학위 논문이 들어 있는데.... 장교수는 식음을 전폐하고 며칠간 꼬박 누웠다. 닷새쯤 되었을 때 그녀는 다시 겨우 추스르고 일어나 앉았을 때 이렇게 속삭이는 목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괜찮아, 다시 시작하면 되잖아. 다시 시작할 수 있어. 기껏해야 논문인데 뭐. 그래도 너는 살아 있잖아. 다시 시작하면 돼....”

그리고 나서 다시 일 년 동안 심혈을 기울여 쓴 논문 첫 장 헌사에 이렇게 썼다.

“내게 생명을 주신 사랑하는 하나님과 부모님께 이 논문을 바칩니다. 그리고 내 논문 원고를 훔쳐 가서 내게 삶에서 가장 중요한 교훈, 다시 시작하는 법을 준 도둑에게 감사합니다.”

오늘 우리 시대는 기적 없이는 단 하루도 살아갈 수 없는 난제로 가득 찬 세상을 살고 있다. 그러나 예수님을 제대로 믿고 있는 신앙인에게는 그런 난제가 무의미할 뿐이다. 왜냐하면 우리의 신앙은 기적의 신앙, 미라클의 신앙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신앙에는 두 가지 사실이 포함되어 있다. 하나는 구원이고 또 하나는 감사이다. 내가 구원받은 사실이 기적이다. 그래서 감사가 있다. 그러나 요즘 시대를 보면 진실한 그 감사를 잃어버린, 감각도 없는 그런 세상인 것 같다. 나병환자 10명이 예수님을 통해서 고침 받았을 때 한 사람만 예수님의 발 앞에 엎드려 진실한 감사를 했다. 감사는 더 큰 기적을 가져온다. 더 위대한 기적을 경험하게 한다. 2021년도를 보내며 우리는 먼저 감사부터 해보자. 그 감사는 반드시 미라클을 가져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