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육열 목사의 목회칼럼

꾸물거림과 게으름

꾸물거림과 게으름은 다르다. 우화 중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옛날 어느 시골에 한 게으름뱅이가 살고 있었다. 이 게으름뱅이는 전혀 일을 하지 않았다. 아내는 밭에서 열심히 일을 했지만 이 게으름뱅이는 낮잠만 잤다. 그런 남편을 보고 어느 날 아내가 게으름뱅이 남편에게 불평했다. 게으름뱅이 남편은 그런 아내에게 너무 화가 났다. 그래서 집을 나가버렸다. 아니 떠나버렸다. 게으름뱅이는 산 속에서 한 노인을 만났다. 이 노인은 나무로 탈을 만들고 있었다. 게으름뱅이는 노인에게 물었다.

“할아버지 무엇을 만드십니까?”. <소머리 탈을 만들고 있소.>

“그런데 그것을 왜 만드십니까?” <게으름뱅이가 이것을 쓰면 좋은 일이 생기오.>

“아 그래요? 그럼 제가 한 번 써 보겠습니다.”

그렇게 게으름뱅이는 소머리 탈을 썼다. 그러자 이게 웬일인가? 게으름뱅이가 소로 변해버렸다. 게으름뱅이는 깜짝 놀랐다.

“할아버지, 이 탈을 벗겨 주십시오.”

소리쳤지만 사람의 목소리는 나오지 않고 “음메, 음메”소리만 났다. 노인은 이 소를 시장으로 데리고 가서 어떤 농부에게 팔아버렸다. 그 농부는 매일 이 소에게 많은 일을 시켰다. 소는 새벽부터 밤까지 하루 종일 일을 해야 했다. 소가 된 게으름뱅이는 생각했다.

“아, 너무 힘들다. 차라리 죽고 싶다.” 그때 게으름뱅이는 노인이 소를 팔 때 농부에게 이렇게 말했던 것을 기억했다. <이 소는 무를 먹으면 죽습니다. 그러니까 무를 조심하십시오.> 다음 날, 게으름뱅이는 밭에서 힘들게 일을 할 때 갑자기 무밭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무를 먹었다. 게으름뱅이는 곧바로 다시 사람이 됐다. 게으름뱅이 농부는 그 후부터 아주 열심히 일했고 아내와 함께 행복하게 살았다는 게으름의 우화다.

느림과 게으름은 다르다. 느림은 나름 미학도 있다. 그러나 게으름은 다르다. 잠언 6:6-11절에서, “6 너 게으른 자야, 개미에게 가서 개미의 길들을 깊이 살펴보고 지혜로운 자가 되라. 7 개미는 인도자도 없고 감독도 없고 치리자도 없지만 8 여름에 자기의 먹을 것을 예비하며 수확 때에 자기 양식을 모으느니라. 9 오 게으른 자야, 네가 어느 때까지 자려느냐? 네가 어느 때에 잠에서 일어나려느냐? 10 좀 더 자자, 좀 더 졸자, 손을 모으고 좀 더 자자, 하고 말하면, 11 네 빈궁이 여행자같이, 네 궁핍이 무장한 자같이 오리라.”라고 하면서 잠언에서만 게으름의 부정적인 면을 열일곱 번이나 말씀한다.

우리를 지체시키는 것이 게으름만 있는 것이 아니다. 꾸물거림이라는 것이 있다. 꾸물거림은 게으름과는 다르다. 게으름은 그냥 게으름이다. 다 하기 싫고 귀찮은 것이다. 그러나 꾸물거림은 지연행동이다. 꾸물거림은 더 잘하고 싶은 마음 때문에 바로 시작하지 못하는 것이다. 게으름보다는 꾸물거림이 낫지만 꾸물거리기만 하면 오히려 나태보다 못하다. 정신에너지만 소모할 뿐이다.

생산성의 최대의 적은 꾸물거림이다. 풍성한 삶의 최대의 적은 꾸물거림이다. 꾸물대기는 할 일을 언제까지고 언젠가섬에 미뤄두는 기술(?)이다. 사람들이 꾸물거리는 이유는 어떤 일을 시작해서 완수하는 것에 대해 긴박감을 느끼지 않기 때문이다. 꾸물거림을 극복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습관에 묶는 것이다. 혼자 놔두면 꾸물거린다. 그러나 함께하는 팀에 나를 묶어 두면 바로바로 처리하는 습관이 붙는다. 꾸물거림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 중 첫 번째는 가장 하기 싫은 일부터 먼저 하는 것이다.

이제 곧 한 해의 마지막 분기로 접어든다. 한 해의 출발선에서 목표로 잡았던 그것(?)을 아직도 미루고 있는 것은 혹시 그 꾸물거림 때문은 아닌가. 사실 내가 꾸물거리고 하지 않고 있는 그것은 가장 싫은 일을 먼저 할 때 내 삶을 가장 크게 변화시켜줄 만한 바로 그것이다. 그 첫 번째가 내 삶을 변화시켜 줄 수 있는 성경말씀을 가까이 하는 것이면 더욱 좋겠다. 빠른 템포로 시작하는 것도 꾸물거림을 벗어나는 길이다.

* 위의 큐알(QR)을 찍으면 꾸물거림을 벗어날 수 있는 첫 번째 길로 안내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