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육열 목사의 목회칼럼

왕자와 거지

  1547년 영국 런던, 헨리 8세의 아들 에드워드 왕자가 축복 속에 태어납니다. 바로 같은 날, 런던의 뒷골목에서 톰이라는 소년이 거지로 태어납니다. 같은 날 태어나지만 한 소년은 왕자, 한 소년은 거지 전혀 다른 운명으로 태어난 것입니다. 10여년의 세월이 흐른 어느 날, 아버지한테 쫓기던 톰은 엉겁결에 왕궁으로 숨어들고 톰은 서로가 너무 닮은 에드워드 왕자를 만나게 됩니다. 왕궁에서 답답하게 살던 왕자는 자유스럽게 런던 거리를 거닐며 친구들과 노는 게 꿈입니다. 대신 톰은 왕자가 되어 보는 게 꿈입니다. 둘은 장난삼아 옷을 바꿔 입기로 합니다. 잠시 왕궁 밖에 나가 놀고 싶은 왕자의 요구 때문입니다. 그러나 왕궁 밖에 나갔던 왕자는 곧장 거지 톰으로 오해받아 거지로 살게 됩니다. 자기가 왕자라고 주장해보지만 아무도 믿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소리쳐도 소용없었습니다. 왕궁에 머물게 된 톰은 자기는 진짜 왕자가 아니고 거지 소년이라고 말하지만 아무도 믿지 않았습니다. 몸이 아파 잠시 정신이 오락가락 하는 정도로 생각하는 것이었습니다. 진짜 왕자, 에드워드는 켄티와 왕초한테 끌려 다니며 구박을 받는 동안, 왕궁의 화려함과는 너무 틀린 밑바닥 인생이 있다는 것, 그들이 가난하게 살게 된 원인이 잘못된 정치 때문이라는 것, 훌륭한 왕이라고 생각했던 아버지 헨리 8세는 전쟁을 일삼고 과중한 세금으로 국민을 괴롭히는 왕이었던 것을 알게 됩니다. 많은 것을 깨달은 에드워드는 다시 왕자의 신분을 되찾으려고 노력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왕이 죽게 되고 왕자의 왕위계승 소식이 전해지는데 톰이 왕위에 오른다는 것이었습니다. 왕위계승일 날 에드워드 왕자와 마일즈가 왕궁으로 급히 달려갔고 톰의 머리에 왕관이 씌어지려는 순간, 에드워드가 경비병을 따돌리고 들어서서 소리칩니다.

  “잠시 멈추어라. 에드워드 왕자는 바로 나다.”

장내는 잠시 혼란이 생기고, 욕심이 없었던 톰이 에드워드를 반가와 하며 맞이하는데 신하들은 믿지 않습니다. 에드워드를 증명할 수 있는 물증, 잃어버린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내놓자 모든 사실을 알게 됩니다. 에드워드는 왕위에 오르고, 거지 시절, 배고프고 불쌍한 삶을 직접 보고 경험했던 에드워드는 이제 자신이 왕이 되었으니 신분에 걸맞게 서민을 위해 좋은 정치를 펼칠 것을 약속합니다. 마크 트웨인이 지은 ‘왕자와 거지’ 줄거리입니다.

  그와 같이 우리가 비록 하나님의 자녀라는 새로운 신분을 얻었지만 그 신분에만 만족하고 그에 맞는 능력을 갖추려는 노력을 등한히 해서 하나님과 예수님에게는 부끄러움을, 세상에는 유익은커녕 해악을 끼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하는 왕자와 거지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변화된 신분에 걸맞는 구별된 삶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합니다. 세상과 구별하기를 이루기 전에 우리는 먼저 하나님께 항복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하나님께 항복한 로마서 12장 그리스도인은 이제 삶의 진정한 변화를 위한 출발선을 넘어섰습니다. 그러나 내가 하나님께 항복했다고 해서 저절로 변화되는 것은 아닙니다. 구별되기 위해서는 변화가 필수적이지만 이러한 변화는 생명의 말씀을 따라 사는 삶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위한 삶의 결단은 있지만 변화는 적습니다. 남아프리카 80%의 사람들이 예수님을 믿는다고는 하지만 에이즈 인구는 75%입니다. 변화가 없는 앞뒤가 맞지 않는 모습입니다. 예배자의 모습, 작은 그리스도로 살아가는 모습은 가정에서도, 직장에서도, 사업장에서도, 나랏일을 하는 국회에서도 있어야 하는데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 우리는 당황해합니다. 세상 쾌락에 먹이를 주어서는 안됩니다. 세상과 구별되기 위해서는 변화가 필수적입니다.

  "너희는 이 세상에 동화되지 말고 너희 생각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그 선하시고 받으실 만하며 완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검증하도록 하라."(롬12:2)

로마서 12장 2절 말씀의 구조는, 두 가지 명령과 한 가지 약속으로 되어 있습니다. 첫 명령은 이 세상에 동화되지 말라는 부정적인 명령입니다. 그리고 다시 이를 뒤집어 오직 생각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으라고 말씀합니다. 그 다음 우리가 실제로 그런 생각, 즉 선하시고 받으실만하며 완전하신 뜻을 경험할 수 있거나 경험하게 되리라는 약속의 목적절이 나옵니다. 두 가지 명령과 한 가지 주님의 뜻을 받들어 살아가는 우리가 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