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육열 목사의 목회칼럼

도둑맞은 집중력

  프랑스 작곡가 에릭사터는 1893년에 ‘벡사시옹’이라는 피아노 연주곡 작품을 내놨다. 그 한 곡 연주에 약 20시간이 걸리는 피아노곡이다. 1963년 존 케이지가 음악가 11명과 함께 18시간 40분간을 연주했다. 2020년 독일 피아니스트 이고르 레비트가 15시간 30분간 혼자 연주해 유튜브로 중계까지 했다. 이번에 한국에서도 ‘벡사시옹’을 연주한다. 이번 주 토요일(12월 16일)에 피아니스트 20명이 논현동에 있는 어느 연주홀에서 오후 5시 30분에 연주를 시작하여 다음날 오후 2시까지 20시간이 넘게 진행될 예정이다. 그런데 이 벡사시옹을 연주하기 위해 도전을 한 학생들은 한예종 영재원에 다니는 초등학교 3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의 학생들이다. 이 아이들은 정말 음악이 좋고 음악에 미쳐있는 아이들이다. 장장 20시간을 한 곡만 치는 아이들의 집요한 열정. 멋지다.

  중고생 한 반이 약 25명가량인데 불법도박을 하는 학생이 서너명만 빼고 거의 다 도박을 한다는 뉴스다. 정말일까 싶은 생각이 들지만 2023년 4월에 여성가족부가 중학교 1학년과 고등학교 1학년생 88만명을 대상으로 사이버 도박 실태 조사를 했더니 도박 위험군으로 분류된 청소년이 약 3.2%, 2만 8838명이라고 하니 깜짝 놀랄 통계이다. WHO는 도박 중독을 병으로 정해 놓았다. 한국에서는 병원 연계 치료 개념도 없는데 말이다. 도박 중독에 대한 상담을 받으려면 두 달 넘게 대기를 해야 하고 상담 제한도 12회로 제한되어 있고 완치는 손에 꼽을 정도란다. 도박을 끊겠다고 하는 사람들이 가락동 모임, 금곡 모임 등을 만들어 모이고 있고 전국에 15개 센터를 운영하고는 있단다. 안타까운 것은 중고생들이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도박을 즐기고 있다니 이들은 엉뚱하게 집요한 도박의 열정에 빠져 있는 것이다. 안타까운 통계다.

  어떤 학생들은 클래식 음악에 빠져서 한 곡만 20시간을 치는데도 그것을 연주하기 위해 도전을 하고 또 어떤 학생들은 스마트폰에 빠져 일생을 망칠 수 있는 도박에 빠져 있으니 이 얼마나 대조적인 모습인가. 너무 일찍 스마트폰에 빠져 있으면 곁길로 갈 확률이 아주 높다. 스마트폰 게임은 뇌를 완전히 망쳐 놓는다. 그래서 그런지 많은 청소년들이 날이 갈수록 집중력이 떨어진다. 그야말로 도둑맞은 집중력이다. 아이들이 가만히 앉아 있지를 못한다. 수업에 귀를 기울이려 하지도 않는다. 영어권 국가에서는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장애(ADHD)진단을 받은 아이들이 43% 증가하였다고 한다. 미국 청소년은 13%가 ADHD를 받을 정도다. 아이들의 집중력 문제는 심각하다. 스트레스, 수면부족, 영양부족으로 인해서 받는 영향도 크겠지만 무엇보다 스마트폰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얼마나 스마트폰에 집중하던지 쇼츠 중독에 걸려 헤어 나오지 못한다. 병원에 가면 ADHD 증후군으로 진단받는다. 그러면 각성제를 처방 받는다. 이 시장 규모가 100억 달러 시장 규모라니 실로 엄청나다. 아이들의 뇌는 약물에 가장 취약하다. 그런데 각성제 처방이라니.

  청소년들 가운데는 예배에 집중 못하고 설교에 집중 못하는 아이들도 상당한 것 같다. 주의력이 산만하다. 삶의 주도권을 갖지 못한다. 요한 하리가 자신의 책, <도둑맞은 집중력>에서 “우리는 단순히 집중력을 잃고 있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도난당하고 있다”고 말하였다. 멀티태스킹 중독, 몰입의 실패, 짧아진 수면 시간, 건강한 식단의 붕괴, 새로운 사회적 유행병. 우리는 집중력 위기에 맞선 대담한 반격을 해야 한다. 골로새서 3:1-2절에서, “1 그러므로 너희가 그리스도와 함께 일으켜졌거든 위에 있는 그것들을 추구하라. 거기에는 그리스도께서 하나님 오른쪽에 앉아 계시느니라. 2 위에 있는 것들에 너희의 애착을 두고 땅에 있는 것들에 두지 말라.” 우리의 집중력을 빼앗는 모든 요소에 애착을 두지 말라. 우리의 애착은 위(하늘)에 두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골로 가는 수가 있다. 골로새서에서 말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