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육열 목사의 목회칼럼

“나는 장사를 하고 있나, 사업을 하고 있나?”

  일반적으로 이야기할 때 장사란 이익을 위해 물건을 파는 행위를 말하고, 사업은 그것을 지속적으로 경영하는 것이라고 말하지만 스노우폭스그룹의 김승호 회장은 장사와 사업을 세 가지로 나누어서 정의한다. 첫째가 일에 대한 능력이다. 사장의 업무능력과 직원의 업무 능력을 비교해 볼 때 사장이 뛰어나면 장사고, 직원이 뛰어나면 사업이다. 그 회사가 장사를 하고 있다는 것은 직원들보다 사장이 모든 업무 능력이 월등하게 잘한다는 것이다. 사장이 다재다능하고 성실하고 유능한 리더로 알고 있지만 결국 혼자 일하고, 자신을 대신할 인재를 키우지 못하고 아무도 믿지 못하는 사람이다. 장사꾼이지 사업가는 아니다. 둘째는, 시장의 규모다. 사업체의 가장 큰 경쟁자가 나와 가깝게 있다고 생각하는지 아니면 우리나라 곳곳에 아니 세계 곳곳에 있는지를 비교할 때 전자는 장사꾼의 범위이고 후자는 사업가의 범위이다. 진정한 사업가라면 바로 옆에 있는 동일업종과 비교하지 않고 더 넓게 확장하여 모든 사람을 고객으로 상대한다. 셋째, 수입을 만드는 방식의 차이다. 장사하는 사람의 수입은 자신의 노동력에서만 만들어낸다. 성실한 오너 사장은 일반 직원들 3명 몫까지 인건비를 대신한다. 내가 발로 뛰고 열심을 다해서 돈을 번다고 생각하는 성실한 사장의 말로는 몸 전체의 질병으로 고통을 겪으며 지낼 뿐이다. 작은 부자는 몸에서 나고 큰 부자는 생각에서 나온다. 세상의 모든 직업은 기업인으로 나아갈 수 있다. 셰프는 단순한 요리가가 아닌 외식 기업가로, 의사는 면허를 가진 의료 기업가로, 학원 선생은 교육 기업가로 나아갈 수 있다. 장사와 사업의 차이 설명이 정신을 번쩍 들게 한다.

  몽골 선교 여행 중, ‘사장학’에 관한 책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나는 목회를 하면서 그 책에서 말하는 용어로 이야기한다면 장사를 하고 있었나, 사업을 하고 있었나를 생각하게 되었다. 목회를 하면서 나보다 뛰어난 사역자들, 집사들, 성도들을 주의 사역에 전문가로 세웠다면 나는 사업가의 영역일 것이고 그렇지 못하다면 그저 장사꾼의 생각으로 가득찬 리더일 뿐이라는 것. 그런데 이렇게 저렇게 생각을 해 보니 세 가지 모습이 다 있는 것 같다. 장사를 하는 사람의 모습과, 장사에서 기업으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어떤 것은 기업가다운 모습인 것 같기도 하다. 몽골 선교 30주년 기념예배를 드리면서도, 이 세 가지 모습이 교차되어 있다는 것을 느낀다.

  몽골 선교 30주년 행사를 마치고 홉스골 호수 옆에 있는 하트갈 성서침례교회를 방문했다. 작년에 그곳에 유진도서관이 세워졌다. 그 장소로 말미암아 주일학생과, 청소년들이 교회에 더 많이 출석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또 하트갈 지역에는 미국 BBFI에서 파송된 ‘미키’라고 하는 미국 선교사 가정이 있다. 20년 전 그곳에 폐허가 된 양털 공장 부지를 매입하여(가로/세로 1Km) 캠프장을 짓기 시작한지 20년이 되었는데도 아직도 건축 중이다. 그렇게 캠프장을 마련하고 무엇을 하려고 했던가? 목회자들을 불러 모아 교육을 시킨다. 주일학교 선생님들 수련회도 연다. 그 캠프장은 홉스골 옆에 있는 정말로 전망 좋고 아름다운 곳이다. 그런데 그 캠프장에서 제반 교육일정과 강사섭외까지 기획하고 추진하고 진행하는 사람이 하트갈성서침례교회의 미가 목사이다. 몽골 울란바토르에 있는 한길성서침례교회 출신으로, 각종 수련회와 제자학교에서 잘 공부하던 청년이었다. 2년 전 목사 안수를 받았다. 미가목사는 텍시목사(한길교회)와, 칭기스목사(꿈사랑교회)를 불러 들여 함께 교육기획과 목회자들 초청, 주일학교 교사 훈련 등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런 것을 생각하면 우리 선교사들은 사업가의 마인드로 일한 것 같다. 우리보다 더 잘 하는 일꾼을 길러냈으니 말이다.

  이번 선교 여행에서 내 자신이 더욱 더 내가 아닌 사역자들, 집사들, 성도들이 각자 맡은 자리에서 일 잘하는 일꾼으로 만들어가겠다는 결단을 했다. 느헤미야 3장의 일꾼들처럼, 로마서 16장의 협력하는 일꾼들처럼 말이다. 이번 선교 여행에서 ‘나는 장사를 하고 있나, 사업을 하고 있나’라는 이 말이 내 자신을 많이 돌아보게 하였다. 장사꾼의 마인드를 넘어 사업가의 마인드로 넓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