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육열 목사의 목회칼럼

실패에서 성공으로

  로마인 이야기 2권에 보면 한니발 전쟁 이야기가 소개된다. 시오노 나나미는 그러면서 역사에 대한 서술방식을 소개한다. 첫째는 역사를 이용하는 방식이다. 호소와 주장하고자 하는 예증으로 역사를 이용하는 방식인데 마키아 벨리의 군주론이나 정략론 같은 것. 마키아벨리가 폴리비오스와 플루타르코스도 깊이 읽었지만 리비우스의 로마사에 기술된 역사적 사실을 주로 이용하는 방식을 채택한 경우다. 둘째는, 역사를 서술하는 방식이다. 테오도어 몸젠은 로마건국에서부터 카이사르의 사망까지, 에드워드 기번은 오현제에서 동로마제국의 멸망까지를 다루었다. 역사를 이용하는 방식은 1, 2권으로 끝내지만 역사를 서술하는 방식은 열권이 넘는다. 왜 그럴까? 역사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결과를 이루는 게 목적이 아니다. 그렇다면 수험생을 위한 필독요약서 한권이면 충분하다. 로마인 이야기는 히스토리아나 메모리아 대신 게스타이를 사용한다. 로마인 이야기 2권의 한니발 전쟁은 B.C 264년에서 B.C 133년에 이르는 130년 세월의 서술이다. 그 사이에 그리스의 종말, 카르타고의 종말을 맞는다. 지성에서는 뛰어난 그리스인인데 경제력과 군사력을 갖춘데다 한니발이라는 희대의 명장을 갖고 있던 카르타고인인데 왜 로마인에게는 패했을까? 마키아벨리가 칭찬했던 것이 이것이다. 로마의 공화정 로마에서는 군사령관을 겸임하는 집정관에게 일단 임무를 주어 내 보낸 뒤에는 원로원 조차도 작전에 간섭하지 않는다. 전략이나 작전도 모두 일임한다. 또한 패전을 하더라도 책임을 묻지 않는다. 강화조약을 할 때 조건을 제시하거나 교섭 모두 일임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카르타고는 어떠했는가? 카르타고는 포에니 전쟁중 패전 책임을 지고 사형에 처해진 사령관만 해도 세 명이나 된다. 그들은 모두 죄인을 나무기둥에 묶어 놓고 찔러 죽이는 책형(磔刑)을 받았다. 결국은 로마가 모두 승리를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발견하게 된다.

  이스라엘 백성은 아이성 전투에서 보기 좋게 패전했다. 그 이유는 그들의 자만심 때문이었다. 여리고성 함락이 자신들이 했다고 생각했다. 패배를 해봐야 내가 잘나서 되었다고 하는 교만한 생각이 깨지게 된다. 그들의 불순종 때문이다. 공동체 의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이들이 패전할 수밖에 없었던 결정적인 원인을 말씀하신다.

“그러나 이스라엘 자손이 저주받은 물건으로 인해 범법하였으니 이는 유다 지파에 속한 세라의 증손이요, 삽디의 손자요, 갈미의 아들인 아간이 저주받은 물건 중에서 얼마를 취하였기 때문이라. {주}의 분노가 이스라엘 자손을 향해 타오르니라.”(여호수아7:1)

아간이 저주 받은 물건을 취하여 하나님 앞에 범법했기 때문이었다. 하나님께서 주시지 않은 모든 것은 다 저주받은 물건일 수 있다. 하나님께서 주시지 않은 것을 그렇게 가지려고 애쓰지 말라. 갖는 순간 저주가 시작될 수 있다. 다윗이 그랬다. 우리야의 아내는 하나님께서 주신 것이 아니었다. 그런데 자기 맘대로 취했다. 저주가 임했다.

  하나님은 우리의 승리를 도우신다. 이길 수 있도록 함께 하신다. 그러나 그 승리는 주님의 그 말씀대로 행할 때, 그 말씀 안에 거할 때에 한해서이다. 이스라엘은 아간을 잡아내고 그를 말씀대로 심판에 처한다. 그리고 하나님은 아이성의 다음 전투를 지시하신다. 한 번의 실패가 버림받은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실패를 통해서 배울 수 있어야 한다. 이제는 하나님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가까이 해야할 것, 멀리해야 할 것을 구별하라. 나를 파괴시킬 수 있는 죄를 제거하라. 하나님의 지시를 받아 움직여라. 하나님의 말씀은 교리와 책망과 바로잡음과 의로 교육하기에 유익한 말씀이다. 그 말씀이 완전한 사람으로 갖출 수 있도록 하신다. 그렇게 하여 우리는 실패에서 성공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