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육열 목사의 목회칼럼

친구 선택

  사업을 시작하면 그 회사의 대표가 된다. 회사가 성장해 가면서 생기는 가장 큰 고민 중에 하나가 바로 친구 문제다. 사업이 더 잘 되어서 기업규모가 커질수록 사실 사장은 친구를 사귀는 것이 가장 어렵다. 오랜 친구들이라고 해서 사업이야기를 할 수가 없다. 사업이야기를 하는 것이 잘못하면 자랑이 될 수 있고 또 비전문가의 조언만 들을 뿐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직원들하고 친구관계도 어렵다. 이해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결국은 친구들이 사라지는 경우까지 발생한다. 사장만 그런 것이 아니다. 목회자도 같은 처지다. 결국은 학창 시절 친구들도 거리가 멀어진다. 만나도 할 이야기가 없다. 그저 겉도는 이야기뿐이다.

  진정한 친구란 상대에게 정직해야 한다. 서로를 이해하고 믿을 수 있어야 한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후욕(詬辱)하지 않고 내 비밀을 지켜주며 약속을 지킬 줄 알고 서로를 지지하고 상대를 공감하는 능력이 있어야 하며 내 이야기를 잘 들어줄 수 있는 것도 필수다. 나쁜 친구는 나쁘다고 쓰여 있지 않다. 나쁜 친구는 내 문제보다 자신의 문제를 더 크고 중요하게 다루는 사람이며 끊임없이 내 감정을 소모시키는 사람이다. 불편한 자리로 데려가거나 위험한 행동을 부추기는 사람이며 내 삶을 존중하는 것이 없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을 친구로 계속 둔다면 좋은 친구들이 내 삶에 들어올 공간은 없어진다.

  사장이 되어 한 회사를 운영하다 보면 예전의 친구들과 서로 다른 사회적 관점을 갖게 되고 인식의 수준이 달라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사람의 사회적 위치나 생활환경과 같은 외부적 요인은 친구관계의 기초적 바탕이 되는데 이것은 사장이 친구를 사귀는데 당연한 순리다. 인간은 같은 환경의 사람들과 공감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자신과 비슷한 친구들을 찾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래서 사장은 사업을 하면서 좋은 인품이나 능력을 지닌 사람들을 친구로 사귄다. 존중할만한 지식이나 철학적 태도를 가진 자를 사귄다. 비슷한 규모의 사업을 하며 느끼는 동질감을 바탕으로 서로를 이해하고 고민을 함께 해결해 줄 만한 사람들을 친구로 사귄다. 그런 친구는 성공적인 친구관계가 된다. 결론적으로 사장은 다른 회사의 사장들과 친구를 맺어야 한다. 이것이 사장학에서 사장이 사장들에게 가르치는 친구 선택의 내용이다.

  지체 높고 신분이 한없이 높은 사람과 친구가 될 수 있을까? 내가 그 정도라면 가능한 일이다. 그런데 내 신분은 초라하고 가진 것도 없고 내세울만한 것도 없는데 나에게 친구하자고 먼저 제안하는 사람이 있을까? 우리가 예수님을 믿는다는 것이 얼마나 놀랍고 신비로운 것인지 잘 모르고 살아갈 때가 많다. 생각하면 비교조차도 할 수 없는 초라함을 가진 나인데 하나님의 아들 예수님이 나를 친구하자고 하신다.

“13 사람이 자기 친구들을 위해 자기 생명을 내놓는 것, 이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나니 14 무엇이든지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것을 너희가 행하면 너희가 나의 친구니라. 15 이제부터는 내가 너희를 종이라 하지 아니하노니 이는 종은 자기 주인이 하는 것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라. 오히려 내가 너희를 친구라 하였나니 이는 내가 내 [아버지]께 들은 모든 것을 너희에게 알려 주었기 때문이라.”(요15:13-15)

  
  자기 친구들을 위해 자기 생명을 내 놓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 그런데 내가 죄인인 것을 회개하고 예수님을 구주와 주님으로 믿고 영접했을 뿐인데 그 주님은 우리를 친구라고 하신다. 그리고 모든 것을 이해해 주시고 받아들여 주신다. 아침마다 만날 수도 있다. 대화를 수시로 자주 할 수도 있다. 때때로 감동도 주고 격려도 해 준다. 지체 높고 덕망 높은 하나님의 아들 예수님이 나를 친구하자고 하는 것보다 더 큰 감격이 있을까? 사장은 사장끼리 친구를 한다. 유유상종이다. 그러나 우리 주님은 내 신분에 상관없이, 나의 지적인 충분정도와 상관없이, 어려울 때도 힘들 때도 친구가 되어 주신다. 이보다 더 감사할 것이 있을까? 그래서 우리도 그렇게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친구가 되어야 한다. 친구의 얼굴을 예리하게 해 주는 좋은 친구가 되어야 한다.

“쇠가 쇠를 예리하게 하는 것같이 사람이 자기 친구의 얼굴을 예리하게 하느니라.”(잠언2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