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육열 목사의 목회칼럼

그리스도인의 역설

  그리스도인, 당신은 그리스도인입니까? 그리스도인은 진정 누구를 말합니까? 그리스도인이라는 말은 성경에 3번 등장합니다. "그를 만나매 안디옥으로 그를 데려오니라. 그들이 만 일 년 동안 그 교회와 함께 모이며 많은 사람들을 가르쳤는데 제자들이 안디옥에서 처음으로 그리스도인이라 불리니라."(행 11:26), "그때에 아그립바가 바울에게 이르되, 네가 나를 설득하여 거의 그리스도인이 되게 하는도다, 하매"(행 26:28), "그럼에도 어떤 사람이 그리스도인으로 고난을 받으면 그는 부끄러워하지 말고 도리어 이 일로 인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라."(벧전 4:16)

   그리스도인이라는 말은 보통 사전적 정의와는 달리 예수님을 따르는 자들입니다. 그리스도인이라는 말은 성경에 3번 나오지만 안디옥에서 처음 불리어졌을 때 불신자들이 좋은 뜻으로 한 것이 결코 아닙니다. 안디옥의 비신자들이 크리스천을 모욕하고 비하할 때 쓰여졌던 단어이며 문자적인 의미를 본다면 "그리스도 당에 속한 자들", 혹은 "그리스도 추종자, 신봉자"를 뜻합니다. 이 땅의 그리스도인들은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자들입니다. '작은 예수'라는 뜻도 담겨져 있습니다. 구원받은 그리스도인이라면 예수님처럼 살아가야 합니다. 작은 예수로서 말입니다.

   "차고에 들어갔다 나왔다고 자동차로 변해서 나오지 않듯이 교회에 참석한다고 크리스천이 되지 않는다."라는 말처럼 교회에 다닌다고 다 그리스도인은 아닙니다. 그리스도인은 구원을 받고 예수님처럼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세상의 방법을 따르지 않고 예수님의 방법대로, 성경 말씀대로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세상에서 이야기하는 것과는 정 반대로 살아  가는 사람들입니다. 여기에 그리스도인의 역설이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은 안전하기 위해서 오히려 자신을 위험에 빠뜨리며, 자신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서 목숨을 내놓습니다. 가장 약할 때 가장 강하고, 가장 강할 때 가장 약해집니다. 가난하지만 다른 사람을 부유하게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며, 부유해지면 그 능력이 사라집니다. 남에게 가장 많이 주면 자신이 가장 많이 소유하게 되고, 가장 많이 소유하려고 한다면 가장 적은 것이 남습니다. 가장 낮아졌다고 느낄 때 가장 높이 있으며, 자신의 죄를 가장 많이 깨달을 때 가장 죄가 적습니다. 자신의 무지를 깨달을 때 가장 지혜로우며, 자신이 가장 많은 지식을 쌓았다고 믿을 때 실상 가장 무지합니다. 때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많은 일을 하는 것이고, 가만히 서 있는 것이 가장 멀리 가는 것입니다. 고난 중에 기뻐할 수 있으며, 슬픔 중에도 행복할 수 있습니다.

   자신이 구원을 얻었다고 믿지만 동시에 장차 구원 얻을 것을 기대하면서 소망 중에 기뻐합니다. 하나님을 두려워하지만, 하나님에 대해 공포심을 갖지는 않습니다. 하나님의 임재에 완전히 압도되어 자신이 망했다고 느끼지만, 그 어떤 것보다도 하나님의 임재를 갈망합니다. 그는 자신의 죄에서 깨끗케 되었음을 알지만, 자신의 육신 안에 선한 것이 거하지 않음을 알고는 괴로워합니다.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분을 사랑합니다. 자신이 비록 보잘 것 없고 초라한 존재이지만 만왕의 왕이요, 만주의 주이신 분과 친구처럼 대화합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전혀 모순이라고 느끼지 않습니다. 그는 자신이 본래 아무것도 아닌 존재라고 느낍니다. 그러면서도 그는 자신을 위해 하나님의 아들이 치욕의 십자가에서 돌아가셨음을 확신하며, 자신이 하나님에게는 가장 보배로운 존재인 것을 감사합니다. 그리스도인은 이 땅에서 작은 그리스도로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갈 것입니다. 2021년도, 작은 예수로서 살아갑시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